사는 이야기.....

겨울의 끝자락에서 느낀 장작난로의 따스함...

도도아빵 2008. 2. 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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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은 얼었던 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코끝이 찡할 정도로 매서운 추위를 떨치던 겨울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도 계절은 조금씩 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 가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일까요... 춥지만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 겨울이 조금만 더 우리 곁에 머물러 있었으면 합니다.

 계절이 어디쯤 와있는지도 몰랐던 지난주 일요일에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범어사가 있는 금정산자락의 금정산성마을에 갔습니다. 꽁꽁 언 몸을 녹이는데는 밥보다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제격일 것 같아서 '국수'가 메뉴로 적혀있던 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꽤 쌀쌀했던 날씨탓인지 식당안에는 저희말고는 다른 손님이 없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께 따끈하게 두 그릇 말아달라고 말씀드리고는 국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제 눈에 띈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난로였습니다. 약간 메케한듯한 연기가 나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은 그런 냄새가 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장작난로였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난로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나무가 타는 소리며 냄새가 참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난로위에 올려진 주전자의 물이 끓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라오는...
 모든 게 편리해진 요즘 세상에 이런 장작난로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가게와 참 잘어울렸습니다. 어쩌면 이 장작난로 대신 가스난로나 석유난로가 있었다면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많은 것이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코끝이 시리고 눈물이 날 정도로 매서운 겨울 바람을 피해 어떤 곳에 들어섰을때 이런 난로에서 나오는 따스함을 편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손을 불어가며 난로를 쬘 때 느껴지는 그 따스함...

 찬바람때문에 몸은 꽁꽁 얼었지만 마음만은 더 따뜻해지는 이 겨울도 어느새 끝자락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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