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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영화후기

좀비의 출현?? ... GP506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군대를 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남성들은 한 평생 자신들의 군대얘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특히나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는... ^^;
 예비역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근무했던 부대나 초소 등에 전해져 오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셨을겁니다. 저역시 군대를 갔다온 예비역이었기 때문일까요? 처음 'GP506'이 개봉된다고 할 때 상당한 기대를 했었습니다. 더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최전방 미스터리 수사극'이라는 수식어구가 붙은 포스터를 보며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최전방 GP에서 근무하지 않았지만(경기도 포천) 현역이었을때와 전역후에도 말로만 듣던 'GP(Guard Post)'가 어떤 곳인지도 참 궁금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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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비'라는 배경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듯이 영화는 시작부터 거의 끝나는 장면까지 GP506의 날씨는 하루종일 비가 내림으로써 음산한 분위기를 형성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뭔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듯한 막연한 느낌이 있죠. 그리고 미로와 같은 콘크리트 벙커라는 지하의 어두움 역시 사람의 내면적인 공포감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소대원 몰살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9시간 정도 밖에 주어지지 않은 시간동안 사건의 내막을 밝히기 위해 군 수사대의 수사관이 파견됩니다... 그 후 서서히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 도대체 GP506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노성규 원사(천호진 역)가 수사를 시작해서 하나하나 파헤쳐갈 때까지는 미스터리 수사극이라는 수식어구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무엇인가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계속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을 기대했었기 때문일까요...? 몰살된 소대원을 찾기위해 투입된 수색대원들도 서서히 좀비(?)로 변해가면서 미스터리 영화라기보다는 공포영화로 변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점점 조여오는 스릴감에서 느껴지는 공포가 아닌 이제 어디에서 좀비(?)가 나올까 하는 두근거림이라고나 할까요...?
 모든 소대원들을 공격적 성향을 가진 좀비로 변하게 만든 '바이러스'의 정체가 황당할 뿐만 아니라 그 바이러스가 GP506내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도 조금은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결국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 유중위(조현재 역)가 강진원 상병(이영훈 역)의 주검을 보며 "속았군..." 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의아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속았다는 말인지...(저는 아직 이해가 안되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

 이 영화를 만든 공수창 감독은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요? 'GP506'의 전작이었던 'R-포인트'는 죄없는 희생자를 만드는 전쟁의 비극을 고발했다면 'GP506'은 국가의 분단을 초래한 권력자들이나 권력자의 자식들은 오히려 후방에서 편하게 지내며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하는데 반해 힘없고 백없는 사람들은 이유나 원인도 모른 채 죽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강진원 상병과 노성규 원사의 판단은 옳았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