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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영화후기

우리의 교육계는 아직 희망이 있다, '울학교 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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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추석엔 연휴가 짧았던 탓일까요?? 어찌된 일인지 늘 대박의 꿈을 품고 쏟아져 나오던 영화들이 뚝 끊어져버렸습니다. 사실 추석판 대작들이라고 해봐야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는 조폭 영화가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에 추석이라고 해도 저에게 상영 영화는 그저 그런 것들이었지만요...^^;
 '신기전'을 이미 봤기 때문에 딱히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영화를 보자고 만났으니 큰 기대를 갖지 말고 무난한 걸 보기로 했습니다. 영화 가뭄속에서 개봉한 몇 몇 영화들중에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김수로 씨 주연의 '울학교 이티'였습니다. 김수로 씨의 영화하면 그동안은 과장된 행동이나 말투로 관객의 억지 웃음을 유발한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선택하는데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 더구나 김수로 씨가 학교 선생님으로 나온다니 오버연기가 평소보다 더 크게 부각된 것은 아닌지 해서요...^^;
 그렇지만 그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을 통해 억지 웃음에서 어느 정도 탈피하는 모습을 봤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기대반 우려반이었다고 말씀드리는게 가장 정확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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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학교 이티(E.T.)'는 평범한 체육 선생님인 천성근(김수로 분)이 영어 선생님이 되어야만 했고 갖은 노력으로 영어 선생님이 되기까지를 그린 영화입니다. 어찌보면 설정 자체가 정말 말도 안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보자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공부만(특히 영어) 잘하면 되고 다른 과목의 공부는 전혀 필요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의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을 냉소적인 웃음으로 비꼬기보다는 김수로 씨 특유의 웃음으로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아주 무거울 수도 있는 영화의 소재나 주제를 김수로 스타일의 코미디만이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처럼 공부를 위해 다니는 곳은 학교가 아닌 학원이라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은 시시하고 입시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성 교육만을 외치지만 학원 선생님들은 쪽집게로 자신을 유명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줄 것 같고 주요 과목말고는 공부하기도 싫고 공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그의 부모들.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과 달리 영화에서는 강남 출신들과  학부모들을 순하게(?) 묘사해놓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욱하기도 하고 아직도 꿈과 희망을 갖고 사는 아이들과 천성근(김수로 분) 선생님을 보면서 미소짓기도 했습니다.

 우리 교육 현실은 날이 갈수록 입시 위주로만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남에서 소위 있는 분들에게 교육은 분명히 '희망'입니다. 하지만 없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은 '절망'입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과외와 학원 수업 그리고 논술 수업으로 무장한 아이들과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힘든 교육현실속에서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천성근 선생님같이 참된 교육자분들이 많다고 믿기에 우리 교육계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교편을 잡고 계신 선생님들과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은 물론이고 우리의 교육 현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울학교 이티'는 김수로 씨의 영화도 이제는 억지 웃음에서 제대로 탈피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고 웃음과 감동을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참 잘 만든 영화로 별점은 5개중에 4.5개를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