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만해도 밤 9시는 어린이들이 깨어있으면 안되는 시간이었는지 밤 9시 뉴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가 건강하고 착한 어린이입니다. 밤 9시를 알려드립니다. 띳~띳~띳~ 띠~~" 하던 그 소리를 들으면 건강하고 착한 어린이가 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자야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기야 그 때는 지금처럼 놀거리나 공부할게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라고 강요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눈이 감겼습니다. 물론 착하고 건강한 어린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
집벽에 걸린 시계가 아닌 제 손목에 처음으로 시계가 채워졌던 것은 막내고모께서 조카의 생일선물로 전자시계를 사주셨던 초등학교 3학년때였는데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시계를 봤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숫자를 보니 얼마나 신기했었는지 모릅니다. 산수책(지금은 수학책이라고 한다죠^^;;)이나 벽에 걸린 시계에 새겨진 일반 숫자가 아닌 전자식 숫자가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버튼 두 개중에 하나를 누르면 날짜와 초단위를 볼 수 있고 또 다른 하나를 누르면 전자시계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램프기능!! 일부러 어두운 곳에서 시계를 본다거나 손을 오므려서 어둡게 만든 다음 한쪽 눈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
시계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던 저에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날짜가 바뀌는 것은 도대체 언제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날짜가 자정에 바뀐다는 것은 유치원생정도만 되도 알겠지만 20여 년전의 저에겐 큰 수수께끼였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주로 활동하는 시간의 시계는 초나 분 그리고 시간단위는 계속 바뀌는데 비해 날짜는 당최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날짜가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있고... 또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있고... 그래서 처음에는 밤에 누가 제 시계의 날짜를 바꿔놓는 것인줄로 알았었습니다. 밤 9시만 되면 어김없이 잠을 자야만했고 또 그때 잠이 오기도 했고... 그랬으니 도저히 시간이 바뀌는 걸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
여러분들은 날짜가 자정이 되어서야 바뀌는 걸 언제 아셨나요?? 전 아마 초등학교 4학년 혹은 5학년 때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가로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깜깜한 시골에 살다가 도시로 이사오면서 제 생활패턴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밤 9시만 되면 잠들었던 꼬마가 밤늦도록 켜진 도시 주택가의 불빛들 때문에 자정을 넘기는 날이 많아지던 어느 날 손목에 차고 있던 전자시계의 날짜가 바뀌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였습니다. 몰래 누가 내 시계를 바꿔놓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엉뚱뚱한 상상은 그야말로 상상으로 끝났습니다. ㅎㅎ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가 건강하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착하기까지 한 것은 아니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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