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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되돌아 보며

삐삐와 공중전화 그리고 플립 휴대폰의 추억...

 요즘은 휴대폰으로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길찾기에 DMB방송보기까지 안되는 것이 없지만 우리 생활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이동통신이 들어온지 불과 10년도 안되는 짧은 사이에 생긴 엄청난 변화입니다.

 여러분의 생애 첫 이동통신 수단은 무엇이었나요~?

'삐삐'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은 80년대 이전에 출생하신 분들이 많으실테고, '휴대폰'이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은 그 후에 태어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의 첫 이동통신 수단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1995년에 구입한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였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그 때는 수업시간에 학교로 가지고 갈 수 없어서 수업중에도 '오늘은 몇 통이나 와 있을까? 누가 음성 메세지를 남겼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었습니다. ^^; 그래서 수업마치고 얼른 집에 가서 음성 메세지 확인하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친구들이 삐삐를 구입하기 시작했고 서로의 삐삐에 음성 메세지를 남기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또 당시 미팅을 자주 나갔던 친구들은 여자 친구들로부터 들어온 음성 메세지를 들려주기도 했었고, 목소리가 예쁘면 서로 들어보겠다고 호들갑이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때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희 반 반장이 방학식 날 칠판에 커다랗게 '012-xxx-xxxx' 자신의 삐삐번호를 적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친구들은 일제히
 
"뭐야~ 삐삐 이제 샀어? 왜 챙피하게 그렇게 크게 적어?" 했더니 반장은 크게 웃으며...
"애들아~ 내 삐삐는 광역삐삐야~! 어딜가도 다 되니까 언제든지 연락해~!" 그리고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경악을 했습니다. '광역삐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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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처음 샀던 삐삐가 어떤 모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반장말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아 1년 가까이 모았던 용돈을 털어 거금 12만원에 삼성전자의 광역삐삐인 '애니삐'를 사게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

 그렇지만 얼마 안 가서 '광역삐삐'는 저에게 아무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타 지방으로 갈 일이 없는 학생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더구나 하루에 호출이나 음성 메세지를 한 통 받기도 힘들었던 저는 과감히 일반 삐삐로 바꾸게 됩니다.
 
 허리에 차고 있으면 뿌듯했던 삐삐를 멀리하고 조용히 볼 수 있는 슬림형 삐삐로 텔슨전자 Buddy라는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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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삐가 유행했을때 커피숍 테이블에는 전화기가 있고 "몇 번 호출하신 분"을 찾는 안내멘트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삐삐의 유행은 제가 대학 2학년이었던 98년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삐삐와 일체형으로 쓸 수 있다던 '시티폰'도 등장했었습니다. 물론 시티폰은 큰 유행을 일으키지 못하고 사라져갔습니다. 시티폰은 한 달 정도 써봤었는데 통화감은 정말 '꽝' 이었습니다.

 그 후 의무가입기간이 있긴 했지만 가입비만 내면 휴대폰을 개설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삐삐의 번거로움을 뒤로 한 채 하나 둘 휴대폰으로 번호를 바꾸기 시작했고 99년도 초반에는 과주소록의 절반이상이 012015가 아닌 휴대전화로 바뀌면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 때 저도 처음 구입했던 휴대폰은 일명 PCSLG CION(당시는 cyon 아닌 cion 이었습니다)으로 플립형 휴대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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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군대를 갔다가 제대한 후 구입한 휴대폰은 폴더형으로 역시 LG 제품인 CYO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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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폰은 2001년에 구입해서 4년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그 후 삼성 애니콜 슬라이드폰으로 바꿨다가 지금은 싸이언 초콜릿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을만큼 흔해져서 희귀성이 없지만 예전에 휴대전화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바쁜 직장인들의 전유물인줄로만 알았습니다. 노약자를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그렇지만 휴대전화수에 비해 휴대전화통화 예절은 아직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겁니다.

 이젠 공중전화앞에서 긴 줄을 기다리며 음성을 확인하는 일은 볼 수 없겠지만  삐삐의 음성사서함에 어떤 메세지가 담겨있을까 설레던 그떄의 추억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사말로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하던 일도...

 우연히 서랍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쓰던 삐삐와 휴대폰이 있어서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 하루입니다. 여러분들도 삐삐에 담긴 추억 그리고 첫 휴대폰 사셨을때가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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