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수단 중에 제가 제일 많이 이용하는 것은 지하철입니다. 사람이 많아서 복잡하긴 하지만 버스처럼 밀리거나 급출발 급정거가 없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런데 지하철을 타면 불쾌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요즘은 드물어졌지만 휴대전화를 벨소리로 설정해놓으신 분들과 큰 목소리로 통화하시는 분들 그리고 일행과 함께 탔을 때 크게 떠드시는 경우까지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합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이해하기 힘든 것 하나가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겠지만 지하철 안에서 예수님의 은혜를 설교하고 선교하시는 분들은 정말...
부산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꽤 아실 듯 한 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앞을 못보시지만 큰 소리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시는 그 분.
그동안 저랑 시간이 안 맞아서였을까요, 아니면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로 기독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있어서일까요 저 분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밤 결국 저 분을 또 만났습니다.
아주 큰 목소리로 예수님에 대한 무엇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다들 힘든 일상을 보내고 가는 늦은 밤의 지하철에서까지 복음을 전해야할까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께서도 저런 모습은 좋아하시지 않을 거 같은데...
무뚝뚝한 부산사람들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지만 저 분을 제지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칸으로 이동하시는 분들 또한 거의 없습니다. 그냥 음악듣고 책보며 자기 목적지까지 가십니다. 그래서 저 분도 편하게(?) 복음을 전하십니다. 그리고는 또 다른 노선의 지하철로 갈아타서 선교를 계속 하십니다.
저 분은 만났다하면 저랑 갈아타는 노선까지 똑같습니다. 그래서 엊그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결국 제가 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두 번 정도 찰칵소리가 나니까 다른 칸으로 이동하시더군요. 전 저 분이 한 번도 다른 칸으로 이동하시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아마도 어디선가 자신을 찍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서인지 다른 칸으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칸에서는 안 그러실 줄 알았는데 역시나 다른 칸에서도 계속 설교를 하시더군요...
어떤 종교든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말씀은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렇게 막무가내식의 선교는 오히려 더 큰 반감만 불러오지 않을까요?? 더구나 모든 사람들이 피로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까지 설교를 듣는다면 선교하시는 분은 복음을 전파하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한갓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은 뻔한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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