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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되돌아 보며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요즘 우리 청소년들은 아주 조숙해서 지금의 30대이상인 분들이 중학교 2~3학년 혹은 고등학교 때 겪었던 사춘기를 중학교 들어가면서 겪거나 초등학교에 경험한다고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쓰던 화장실은 남녀구분이 없었는데 이제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조카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압니다.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아마도 IT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매체들이 발달하면서 청소년들이 빠른 속도로 어른들의 세계를 접하게 되는 것과 일부라고 하기엔 꽤 많은 몰지각한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을 상대로 한 상술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 되돌아보면 저는 지금까지 성교육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 또한 당신들의 부모님들로부터 배우지 못했기에 성교육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셨을테고 또한 나이가 들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을 굳이 교육할 필요성을 못 느끼셨을겁니다.

 사춘기가 되기 전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었을 법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하는 것일겁니다. 저역시 아주 궁금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나를 어떻게 나았을까...?' 며칠을 고민한 끝에 부모님이나 할머니께 여쭤보면 "넌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다가 자꾸 같은 대답을 듣게 되면 '나는 정말 다리 밑에서 주워왔을까? 그럼 난 고아? 진짜 부모님은 누구실까?'하는 쓸데없는 공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다 친구들이랑 얘기를 하다보면 친구 역시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얘기를 하면 일종의 동질감도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일찍 성에 눈을 뜬 친구들은 다리 밑 출신들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미소만 짓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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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어느 동네 어느 다리 출신이신가요? 자기를 진짜 낳아주신 부모님을 찾기 위해 자신이 사는 동네의 다리를 돌아다녀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처럼 나를 버리고 갔던 부모님이 크게 성공한 모습으로 나를 다시 데려가는 것을 상상해보신 적이 있나요?  

 아직 미혼이지만 나중에 저도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자라서 "아빠,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하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까요? 저도 저희 부모님들처럼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해야할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