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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깜찍한 조카와 그 친구인 아기 토끼


 저는 일반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집에는 조그만 마당이 있습니다. 물론 마당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좁은 공간이지만 나무 몇 그루와 심어져 있고 수돗가가 있습니다.
 작년 이 맘 때부터 그 좁디 좁은 마당에 조카들이 무척 좋아하는 동물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빨간 눈의 토끼입니다. 아버지께서 시장에 가셔서 제법 큰 토끼 세 마리를 사오셨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암컷이었습니다. 조카들이 무척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토끼가 저희랑 그냥 그렇게 몇 달을 살다가 이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토끼가 좋아하는 풀은 아버지께서 2주에 한 번씩 시골에 가셔서 가득 베어 오신 걸로 먹였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풀을 먹으면서 마당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던 토끼가 어느 날 새끼를 낳았습니다. 모두 다섯 마리를 낳았는데 안타깝게도 두 마리는 죽고 세 마리만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아기 토끼가 몸살을 할까봐 조카들이 만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아기 토끼가 제법 커서 토실토실해진 후 만져도 좋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조카들은 서로 안아보려고 난리입니다. ^^

 역시 토끼는 두 귀를 잡아야 편하게 느끼는 것일까요?? 조카중에서 꼬마 숙녀이지만 개구쟁이인 조카가 아기 토끼를 꼭 안아서인지 토끼가 좀 놀란 것 같아 보입니다. ^^;


 사실 이 아기 토끼는 배부분에 황금빛깔 털이 있어서 이 개구쟁이의 언니가 찜한 것인데 언니가 유치원에 간 사이 마음껏 만질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

 아기 토끼를 마치 자신의 아기인양 조심스럽게 안고 있는 개구쟁이 꼬마 숙녀 조카~^^*

 하지만 토끼가 조카에게 가만히 안겨 있을리가 없죠. 재빨리 조카의 손을 벗어나려는 아기 토끼이지만 꼬마 숙녀의 눈에는 이런 아기 토끼의 행동도 마냥 귀여운 가봅니다. 제 눈엔 토끼보다 조카가 더 귀엽습니다. ^^*

 많은 사람들에게 아기 토끼를 자랑할 수 있도록 사진 좀 찍자고 했더니 둘 다 차분하게 사진 찍기에 응해줍니다. 이 꼬마 숙녀가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얼마전에는 자기 가족끼리 외식하러 갔다가 식당 테이블에 넘어져 왼쪽 눈꺼풀에 멍이 들었습니다. ^^; 그래도 눈을 다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미운 네 살이라고 했던가요? 요즘은 웬만한 말을 다 할 줄 알고 눈치가 빠른 이 꼬마 숙녀가 하는 짓이 조금 얄미워서 꿀밤을 주기도 하지만 이 깜찍한 미소 한 방에 그냥 웃고 맙니다. ^^; 정말 깜찍하죠~? 헤헤^^*

 행복이란 큰 데 있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저희 집 근처에 사는 조카가 매일 매일 놀러와서 집안 구석구석을 어지럽히고 다녀도 그저 웃음만 나고 행복해지니까요. 힘들고 지친 하루를 잊게 해주는 깜찍이의 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