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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네 세상

이젠 달라졌으면 하는 우리의 결혼식 문화...

 지난 10월부터 이번 주말까지 예식장에는 결혼식이 한창이었습니다. 활동하기에 쾌적한 온도와 날씨 덕분에 주말마다 결혼식장은 하객들로 붐볐습니다. 저 역시 이번 주말에도 결혼식장을 다녀왔습니다. 몇년 전부터 여자 동창들을 시작으로 남자 친구들까지 하나 둘 결혼 소식을 전해오면서 결혼식장에 갈 일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저는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

 결혼식장(뷔페)에서의 아르바이트는 물론 친구들의 결혼식, 친척들의 결혼식 등 여러 결혼식을 다녀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우리의 결혼식은 진정한 축하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았습니다. 
 언제인가부터 "내가 사는 정도는 바로 이 정도다" 하는 듯한 과시성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고 하객들 역시 "이 집안은 이런 곳에서, 이런 것도 하네...부럽다..."라며 푸념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해야할까요?

 우리 자식은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부족한 것 없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할겁니다. 저도 나중에 부모가 되면 제 자식에게 그렇게 하게 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쓸데없는 과시성 결혼 문화는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분수에 넘치는 혼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너도 나도 좋은 곳에서 하려다보니 결혼식을 치르는 비용만 불필요하게 높아질 뿐이요, 소위 유명한 예식업체들의 바가지 상술에 신랑신부는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많은 예식이 몰리다보니 앞시간과 뒷시간의 하객들이 겹치며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이렇게 되면 축하하러 왔다가도 결혼식장이 너무 복잡해서 축의금만 내고 얼른 밥먹으로 가는 것이 차라리 속편합니다. 

 그리고 신랑 신부가 평범한 학교를 나와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신랑 신부를 따로 소개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신랑 신부가 명문대 출신에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주례 선생님은 신랑 신부의 출신 학교와 재직중인 회사에 대해서 꼭 소개하고 넘어가십니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도 '내 사위는 이 정도야, 내 며느리는 이 정도다' 하는 것을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문화에서 온 것일 수밖에요... 억울하면 너도 좋은 학교에 가면 되는거고 좋은 기업에 들어가면 되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하객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굳이 그런 소개까지 해야할까요? 차라리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사연을 얘기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잘 아시다시피 결혼식은 두 남녀가 평생을 함께 살아갈 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는 소중한 의식입니다. 그렇기에 일생의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최대한 화려하게 치를 수도 있겠지만 붕어빵 찍어내듯이 남들이 하니까, 남들의 이목이 있으니까, 내 자식 기죽이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 체면이 있으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나도 한다는 식의 과시성 결혼문화는 이제 '안녕~'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