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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드는 정(情)은 몰라도 나는 정(情)은 안다...

 요즘 우리나라는 불경기라 크리스마스 캐럴은 커녕 연말연시의 들뜸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아이처럼 마음이 들뜨고 마음만큼은 따뜻해집니다. 다들 크리스마스는 따뜻하게, 즐겁게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이들을 비롯해 저처럼(?) 착한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주고 가셨다는 크리스마스 다음날(26일) 저녁은 제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흰둥이 4남매가 오순도순 잘 지내던 모습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침에 나갈 때만해도 잘 있었던 흰둥이 4남매가 밤에 돌아와보니 3남매로 바뀌었습니다. 흰둥이 4남매가 태어난 한 달 전부터 저는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대문 옆에 있는 흰둥이와 그녀의 4남매가 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26일밤도 평소처럼 흰둥이 4남매를 보려고 휴대폰의 플래시를 켰습니다. 그런데 강아지 한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강아지들이 요즘 한창 걸음마를 하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 한마리는 어디서 장난을 치고 있는 줄 알고 열심히 주위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가족들에게 물어봤더니 흰둥이 4남매 아빠개가 있는 집에 주었다고 했습니다... 원래 흰둥이가 새끼를 밸 때부터 강아지 한마리는 수컷개의 주인께 드리기로 약속된 것이긴 하지만 젖을 완전히 떼고난 후에야 주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주게될지 몰랐습니다... 좀 더 많이 봐두고 잘해줄걸하는 아쉬움과 후회만 남습니다...
 흰둥이 4남매가 태어난 지 딱 한 달이 되던 26일에 4남매중의 맏이 수컷은 아빠네집으로 갔습니다...

새끼 한마리를 보낸 흰둥이의 모습이 조금 슬퍼보입니다... "엄마~ 형아는 어디갔어...??" 

 좁은 집이었지만 흰둥이와 그녀의 4남매가 행복하게 지냈던 집은 이제 3남매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흰둥이네집은 조금 더 넓어지게 됐지만 가족 하나를 보낸 만큼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흰둥이 관련글 보기 -
2008/12/11 - [사는 이야기...] - 흰둥이의 출산과 그녀의 2세들
2008/12/20 - [사는 이야기...] - 흰둥이의 4남매, 그 두번째 이야기

 '드는 정(情)은 몰라도 나는 정(情)은 안다'고 했던가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동안 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흰둥이네 가족중의 한 녀석이 없으니 어찌나 서운한지 모르겠습니다. 조카들도 4남매중에 한마리가 없으니 흰둥이집을 기웃거리며 많이 아쉬워합니다. 그리워해도 찾아올 수 없고 보내줘야하는 것이기에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머지 세마리도 다들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야할테니까요...
 사실 요즘 흰둥이가 강아지들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조금 힘들어합니다. 녀석들이 워낙 먹성이 좋아서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데다 제가 보기엔 아직 작고 귀여운 이빨이지만 제법 아플 정도로 날카로워져서 흰둥이가 젖몸살을 앓을 정도니까요.

 아마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지나면 나머지 세마리의 강아지와도 이별을 하게 될겁니다... 그날이 더디게 왔으면, 지금처럼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만 남아있어줬으면 좋겠지만 좁은 마당에서는 커가는 강아지들을 키울수가 없으니 새로운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함께 하는 시간동안 정을 많이 주면 나중에 헤어질 때 많이 아쉽고 서운할테니 지금부터는 정을 덜 주고 쌓인 정을 조금씩 떼어내도록 해야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