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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5년만의 감기, 알약 세 개로 제압하다

 제가 마지막으로 감기에 걸렸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5년전이었던 2003년말이었습니다. 2003년말에 시작된 감기는 2004년 새해가 되어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을 정도로 지독했습니다. 그런데 그후 5년간은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감기는 단순히 기온차나 감기에 걸린 사람(바이러스 보유자)과의 접촉에서 비롯된다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연과학을 강의하시던 교수님 한 분이 말씀해주신 감기에 걸리는 이유가 습도라는 것을 듣게 되면서부터 매년 반복되던 감기는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감기의 원인에는 수천가지가 있겠지만 저희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신 감기의 이유는 낮은 습도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몹시 추운 겨울철은 실내외의 온도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방안 습도는 무척 낮아지는데 자는동안 낮은 습도로 인해 코에 있는 점막이 마르게 되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럴듯하게 들렸기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제 생활패턴을 바꿔보았습니다. 특히 겨울철엔 제 방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방까지 자기전에는 항상 물 한 그릇을 떠놓거나 수건을 물에 적셔서 널어놓고 잤는데 얼마나 철저하게 다. 술이 얼큰하게 취해 돌아온 날에도 수건을 적셔서 걸어놓는 것을 빼놓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노약자가 아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온도 차이나 타인으로부터 옮겨진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최소한의 면역력은 있기 때문에 습도조절만 잘하면 감기에 걸릴 확률은 현저하게 낮아집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와 저희 가족에게 있어서는 그 교수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겨울이면 해마다 반복되던 감기가 독감예방주사를 맞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확연히 줄어들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군복무시절의 겨울철이 생각납니다. 병역의 의무를 다 하신 남자라면 군대에서는 추운 겨울날, 특히 취침시간에 내무실에 물을 많이 뿌린다는 것이 기억나실겁니다. 하지만 군대란 곳이 어떤 일이나 의무에 대한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은 채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지 웬말이 그렇게 많아'라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곳인데다 호기심이나 탐구심이 부족했던 저는 열심히 물을 뿌리면서도 그 이유는 몰랐습니다. ^^;;
 
 지난 5년이라는 시간동안 감기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던 탓일까요. 올 겨울들어서는 물을 떠놓고 잔다거나 젖은 빨래 혹은 수건도 걸어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기 며칠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날 때 평소와 달리 코의 점막이 말랐는지 코가 맹맹하더니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목이 따갑거나 기침은 심하지 않았지만 온몸에 미열이 나면서 몸살기가 느껴졌습니다. 다른 증상들은 참을만 했지만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수돗물처럼 줄줄 흐르는 콧물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코를 풀었는지 휴지는 보름 이상을 사용해도 될 만큼의 양이 순식간에 가득 쌓이고 코는 빨갛게 루돌프코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2009년 새해를 5년만의 감기와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 역시..." 다른 건 몰라도 건강만큼은 과신하면 절대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수돗물처럼 흐르는 콧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결국 병원을 가야했습니다만 1월 1일은 휴일인 관계로 그럴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처방전없이도 구입이 가능한 약을 찾아서 동네에 있는 서너군데의 약국을 찾아보았으나 병원처럼 문을 닫았습니다. 이대로 집에서 하루를 더 참아야하나 하던 찰나 다행스럽게도 문을 연 약국을 발견했습니다. 약사님께 저의 증상을 말씀드리니 금세 약을 내어주셨습니다. 가격은 3,000원.
 점심을 먹고 조금 지난 후였기 때문에 약을 사자마자 드링크류 한 병과 알약 세 개를 먹었습니다. 그러고 집에 와서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콧물은 말끔하게 멎었습니다. 미열이 남아있긴 했지만 콧물이 흐르지 않아서 얼마나 좋던지. 미열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남은 약은 먹지 않았습니다.
 비록 알약 세 개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2003년 이후 5년만의 감기를 이틀만에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

 혹시 겨울철만 되면 감기에 자주 걸리시나요? 그렇다면 자신이 자는 방안이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실내외 온도차가 상당한 아파트에서 아이들을 키우시거나 나이드신 부모님을 모시는 분이라면 방안의 습도관리를 잘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전에 가습기를 사용해도 좋고 물 한 그릇을 떠놓으시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넣고 잔다면 최소한 실내의 건조로 인한 감기는 줄일 수 있습니다.

 주말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따뜻한 며칠동안 소홀했던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