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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영화후기

뿌듯해서 더 아쉬웠던, 신기전(神機箭, 2008)

 저는 사극을 무척 좋아합니다. 물론 다양한 소재의 현대극도 재미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 가미된 사극은 그에 관한 배경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상상과 비교해보면서 참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사극의 시대 배경은 단연 조선왕조입니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와 제일 가까운 시기의 왕조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록이 제일 자세하기 때문에 복원해내기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만의 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을 꼽겠습니다. 그래서 KBS의 대하드라마 대왕세종도 될 수 있으면 챙겨보는 편입니다. 세종대왕님 하면 우리나라 역대 왕들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분으로서 성군(聖君)으로 추앙을 받고 계십니다. 그 분이 사셨던 시기에는 세계에 자랑할 만큼의 다양한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측우기, 해시계, 금속활자 등등 수많은 발명품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신기전(神機箭)이었습니다.
 영화 예고편을 볼 때부터 사극이라는 장르인데다가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신 세종대왕님이 사셨던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꼭 보고 싶었던 영화가 바로 '신기전(神機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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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같아서는 영화 개봉 첫 날인 4일(목)에 보고 싶었지만 사정상 개봉 둘째 날인 5일(금) 오후에 '신기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기전'이라는 고유 명사를 쓸 줄 알았는데 '신의, 신성한'이란 뜻의 영어 단어 'divine'과 무기라는 뜻의 단어 'weapon'을 합쳐서 'DIVINE WEAPON'으로 신기전을 표현했습니다. 한자의 뜻을 풀이해서 영어로 나타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신기전이라는 고유명사인 'SINGIJEON'을 쓰는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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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영 씨를 비롯한 안성기, 허준호 씨등 개성 넘치는 출연진들은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극에서 글래머러스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던 한은정 씨가 과연 사극에 잘 어울릴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의외로 사극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세종대왕님이 추구하셨던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서 '신기전'이라는 병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려는 조선과 이를 막으려는 명나라의 치열한 첩보작전이 전개됩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명나라에 심한 외교적 압박을 받는 조선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새로운 무기 개발은 없다라고 하면서도 몰래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여기에 과거 역적으로 몰려서 죽임을 당한 아버지가 있었던 설주(정재영 분)와 신기전 개발을 맡았던 가송 어른을 아버지로 둔 홍리(한은정 분)가 만나서 우여곡절 끝에 신기전 개발에 착수해서 그 대업을 완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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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다연발 로켓 무기인 신기전이 영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인지 신기전 개발을 위한 초기 전개는 약간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화 중간 중간에 코믹한 요소를 많이 배치해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설주와 홍리의 로맨스까지. 그런데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었을까요?? 모두 다 잘 되었으면 했던 영화에서 잘 생긴(?) 검객인 인화의 삶은 참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

 총평을 해보자면 별점 5개중에 3.5개를 주고 싶습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 느끼는 재미와 감동이 다르겠지만 저는 기대가 무척 컸기 때문인지 몇 몇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서 별 4개에서 반 개를 뺀 3.5개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허구(픽션, fiction)의 영화이지만 역사왜곡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되어 다른 여러나라들에 해보고 싶었던 그런 행복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의 뿌듯함과 웃음을 자아내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만 백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바쳤던 분들보다는 나라 팔아 먹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사람들이 잘 사는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분명 역사적 정의는 살아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