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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겨울의 끝자락에서 느낀 장작난로의 따스함...

 지난 19일은 얼었던 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코끝이 찡할 정도로 매서운 추위를 떨치던 겨울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도 계절은 조금씩 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 가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일까요... 춥지만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 겨울이 조금만 더 우리 곁에 머물러 있었으면 합니다.

 계절이 어디쯤 와있는지도 몰랐던 지난주 일요일에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범어사가 있는 금정산자락의 금정산성마을에 갔습니다. 꽁꽁 언 몸을 녹이는데는 밥보다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제격일 것 같아서 '국수'가 메뉴로 적혀있던 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꽤 쌀쌀했던 날씨탓인지 식당안에는 저희말고는 다른 손님이 없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께 따끈하게 두 그릇 말아달라고 말씀드리고는 국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제 눈에 띈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난로였습니다. 약간 메케한듯한 연기가 나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은 그런 냄새가 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장작난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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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가만히 난로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나무가 타는 소리며 냄새가 참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난로위에 올려진 주전자의 물이 끓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라오는...
 모든 게 편리해진 요즘 세상에 이런 장작난로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가게와 참 잘어울렸습니다. 어쩌면 이 장작난로 대신 가스난로나 석유난로가 있었다면 관심을 두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많은 것이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코끝이 시리고 눈물이 날 정도로 매서운 겨울 바람을 피해 어떤 곳에 들어섰을때 이런 난로에서 나오는 따스함을 편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손을 불어가며 난로를 쬘 때 느껴지는 그 따스함...

 찬바람때문에 몸은 꽁꽁 얼었지만 마음만은 더 따뜻해지는 이 겨울도 어느새 끝자락에 이르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