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왜 만들어졌는데!!

 음... 정말 착찹한 심정입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하면 어떤 것을 떠올리십니까, 태극기? 한반도? 등등 많은 것이 있겠지만 단연 '한글'이 아닐까요??

 차기정부에서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하는 수업을 영어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주장하는 이들이 꽤 있었지만 이젠 아예 대놓고 영어수업을 하려고 한다니...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께서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대체 우리의 글, 한글이 왜 만들어졌습니까??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아무리 졸았던 분이라고 해도 '나랏말싸미...'로 시작하는 글귀를 배운 기억이 날겁니다. 여러분들이 배우셨던 그 글귀는 바로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의 어지(御旨, 임금이 직접 씀)입니다.

사진출처: 디지털 한글박물관

世세宗종御어製제 訓훈民민正정音음

나랏말싸미 中듕國귁에 달아 文문子자와 서르 사맛디 아니할쐬
이런 전차로 어린 百백姓성들이 니르고져 홀배이셔도,
마참내 제 뜨들 시러 펴디 몯할 노미 하니라.
내 이를 爲위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여듧 字자를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배 니겨 날 쑤메 便뼌安안킈 하고져 할 따라미니라.


세종 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시었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말)과 달라서, (중국의)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에 어리석은 백성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자신의 뜻을 능히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사용함에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이렇게 고귀한 뜻이 담겨있는 우리글을... 가르치는 것 마저 영어로 하겠다는 분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한글만이 최고이고 우수하다는 국수주의와 우월주의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전세계에는 200여개국이 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나라를 통틀어 자국의 언어를 가진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됩니까? 수많은 문자 중에서 우리의 한글은 창작연대가 분명한 유일한 문자이며 세계에서도 인정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산이자 자랑입니다.

 미국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영어를 잘한다면 국익에 도움이 될테니 제대로 된 영어교육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과목으로 영어교육을 확대한다고해서 영어실력이 단기간에 늘게 될까요?? 아마 우리말 쓰지 못하도록 법적금지조치를 취하고 영어만 쓰게 한다면 가능하겠습니다만 꽤 오랫동안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고 전문인력도 확보되지 않은 현실로 미뤄볼때 역효과만 나타날 겁니다.

 시간·비용·노력 투자 대비 최악의 효율을 자랑하는 우리의 영어실력은 우리가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교육을 하지 않아서 일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우리와 함께 최악의 영어교육 효율을 자랑하는 일본의 영어교육체계가 일제강점기때 받아들여진 후 개선되지 않은채 지금까지 어어져 와서일겁니다.

 자국말도 제대로 모른채 남의 말을 배우는데 열을 올리는 대한민국에는 과연 미래가 있을까요?? 미국의 또 하나의 주(州)로써는 미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씀드리면 비약이 심한 것일까요??

 영어교육의 근본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우리의 말과 역사마저 영어로 교육하려는 발상을 하시는 윗분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요... 그 분들의 머리속에는 세종대왕님의 어지가 이렇게 바뀌었을 듯 합니다...

(우리의 뒤떨어진) 나랏말이 미쿡과 달라서 미쿡의 영어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에 어리석은 국민이 영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자신의 뜻을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정부가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알파벳 스물여섯 자만을 사용하도록 할테니
(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초중고 시절부터 쉽게 익혀 날마다 사용함에
미쿡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라.
 
 몇 년 전에는 한글날도 국가지정휴일에서 제외하더니 이제는 우리말과 글을 가르칠때도 남의 말을 쓰자고 하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