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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즐기기...../영화후기

추격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영화

 어떤 작품인지 몰랐다가 블로그스피어를 통해서 요즘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추격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릴러 작품으로써 제가 아는 분들로부터 꼭 봐야한다고 '강추'를 받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대가 참 컸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이후로는 겁이 많아져서 스릴러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추격자'는 관람평도 좋고 꼭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마음을 굳게 먹고 마침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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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극중에서도 엄중호(김윤석 씨)와 지영민(하정우 씨)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과 '미진'을 찾기 위해 지영민의 은신처를 찾아 헤매던 엄중호가 마침내 지영민을 찾아내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는 긴박감을 느끼기가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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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초반에 이미 범인인 지영민은 잡혔습니다. 물론 경찰은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고, 엄중호 역시 자신의 종업원인 '미진'을 찾아내지도 못했지만 범인을 알고난 후로는 영화속에서 느끼게 될 긴장감이 반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남기는 허무감이 다 비슷하듯 이 영화 역시 어처구니 없는 현실상황에서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고독한 추격을 하는 엄중호의 행동이 이해는 되지만 범인을 너무 일찍 보게 된 관객의 입장으로써는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중간에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런 범죄를 다룬 영화중에 그동안 제가 본 영화는 '살인의 추억' 그리고 얼마전의 '세븐 데이즈'가 있습니다. 두 작품은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전자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범인을 그렸기 때문이고 후자는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야 범인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범인을 아는 상태에서 봤다면 긴장감이 없었을겁니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께서는 관객들에게 스릴러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했는지 아니면 소외된 사람들의 생명경시를 다룬 우리 현실을 꼬집으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그리고 엄중호역을 맡은 김윤석 씨의 말투나 행동은 '살인의 추억'에 송강호 씨와도 많이 닮아 보였습니다. 이건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미진역을 맡은 '서영희'씨는 지난 번 영화 '궁녀'에서 처럼 이번 '추격자'에서의 역할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다음 영화에서는 좋은 역할을 맡으시길 바랍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요... '추격자' 역시 기대가 컸기에 더 아쉬웠던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관람평을 듣지 말고 보았더라면 영화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